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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층간소음 탈출

by 윤여주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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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
우리 윗집은 한 동안 비어있었다.
그 동안 윗집 사람들은 비교적 조용한 사람들이라 층간소음은 내 일상에서 없는 단어였다.

어느날..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와 진동이 내려왔다.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ㅏ다다다다다다다다ㅏ다다다다다다
덜더럳러덜더러덜더러덜
다다다다다다다다다쿵쿠우쿵쿠웈우쿵...
쿵쿠웈우쿵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너무 충격적인 소리에 경비실로 인터폰을 해봤다.

배달시킬 때 말고는 볼 일이 없는 인터폰 화면(이었으나)


"저기 윗집이 너무 시끄러워서 그러는데, 인터폰 좀 해주시면 안되나요?"
"그걸 왜 여기다 말해요?"

흑흑... 경비아저씨의 무관심으로
결국 아빠가 세대간 인터폰으로 직접 걸어봤다.

"여기 1305호 인데요, 너무 시끄러워서 그러는데 무슨 일이죠?"
"아 집보러 봤어요 죄송합니다"

세상에...
제발 저 집만은.. 오면 안된다.. 그럼 우린 다 죽는다..

하지만 며칠 뒤.. 윗집으로 짐이 올라가는 사다리차를 본 날..
지옥이 시작되었다.

그 날 들었던 그 소음이.. 들리는 것이다..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ㅏ다다다다다다다다ㅏ다다다다다다
덜더럳러덜더러덜더러덜
다다다다다다다다다쿵쿠우쿵쿠웈우쿵...
쿵쿠웈우쿵
덜덜덜덜덜(거실등 흔들리는 소리)

거실에서 방까지 온 집안을 휘젓고 뛰어다니는 그 소음...
세상에 사람이 이렇게 뛸 수 있다고?

다시 경비실에 인터폰을 했다.
이번엔 다른 경비아저씨가 받았고, 대신 인터폰을 해주셨다.

하지만 며칠동안... 소음은 없어지지 않았다..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졌다.

며칠 뒤, 우리집에 쪽지가 하나 붙었다.

매트가 아직 안와서... 조심하겠다고 했지만

나아지질 않았다.

 

이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서 알게 된 사실.

윗집은 애가 넷이다.

여중딩 1, 남초딩 1, 남유딩 쌍둥이 2

 

인터폰을 하는 날이 점점 많아졌고

처음엔 미안해하던 윗집도 점점 적반하장이 되었갔다.

기철이

윗집과 갈등이 제대로 심해진건, 층간소음이 아닌 비둘기 때문이었다.

 

이 동네에는 비둘기가 한동안 참 많았는데,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쪽에 둥지를 많이 틀었다.

 

아랫집에서 우리집에 비둘기 둥지가 있는 것 같으니, 비둘기 퇴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비둘기 소음과 (우웅..우웅... 하고 우는 걸 아시나요...?) 비둘기 배설물로 피해를 받고 있었다.

진짜로 비둘기 둥지가 있었는데, 내쫓고 비둘기 퇴치 뾰족이? 까지 달았다.

퇴치 성공

 

하지만.. 그 비둘기는 윗집으로 가서 복수를 하듯이 우리집에 똥을 싸댔다.

엄마가 윗집에 올라가서 비둘기가 자꾸 똥싸니까 비둘기 퇴치템으르 달아달라고 했다.

윗집 아저씨는 너무 위험해서 하기 싫은데 너네를 위해서 해준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달아준다니 뭐..

 

하지만.. 비둘기 둥지를 치운건지 치우다 그런건지, 비둘기 알이 우리집 창문으로 떨어져 난리가 났다.

 

(혐 주의)

 

으악

비둘기 알이 떨어져서 엄마가 윗집에 문의를 하러 올라갔다.

혹시 비둘기 둥지가 있는것 아닌지..?

 

하지만 윗집 아저씨는 더 소리를 질러댔고..

비둘기 퇴치템 다는거 싫었는데 달아줬더니 스트레스 받게 한다며..

이사온 날부터 시끄럽다고 인터폰을 했다며..

우리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그 이후 엄마는 윗집과 마주쳐도 인사도 하지 않았고,

나도 소음이 들리면 보복소음을 내기 시작했다.

 

층간소음 동반자

덜덜더럳럳ㄹ

두두두두둥ㅜ두두두두우둥두우쿵쿵

쿠우우쿠우쿠우쿠우ㅜ쿠웈ㅇ

우다다다다다다ㅏㄷ

 

저런 소리가 날때면

나도 폼롤러와 아령으로 천장 몰딩을 쳐대고, 벽도 쳐댔다.

 

그렇게 약 1년 반이 지났을까...?

내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하니 남친이 고무망치도 선물해줬다.

고무망치를 선물하는 남친

고무망치를 받고 약 3일 뒤...

아침부터 엄청난 발망치 소리가 내려왔다.

 

'미친거 아닌가?

아무리 아침에 바쁘다해도 무슨 집안 사람들이 단체로 발망치를 찍고 다니지?

아하! 고무망치를 써봐야겠다..!'

 

고무망치를 열심히 두들기는데, 윗집 창문이 휙 열리는 소리가 났다..

 

혹시...?

이사가나...?

 

창문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보앗다.

 

위풍당당 사다리차

사다리차가 있었다...

드디어 층간소음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축하해주는 층간소음 톡방 유저분들

 

하지만..

사람이 내는 소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던 

저음의 '쿵..' 소리가 있었는데, 그 소리는 계속 났다.

 

아무래도 보일러 소리 아니면 아랫집에서 들리는 소리인듯 하다

(보일러 소리로 추정 중)

 

또 물건 내려놓는 소리 고음의 '쿵..!' 소리도 계속 났는데

그건 아랫집에서 내는 소리인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애들이 뛰어다니는 소리, 진동음, 거실등 흔들림은 사라져서 정말 마음이 편해졌다.

엄마도 윗집 안보니 너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생략된 이야기들이 정말 많으나, 대략적인 서사는 이렇다..

이제 윗집에 누가 올지는 모르지만, 층간소음 탈출에 성공..

 

층간소음 꿀팁) 없음

이사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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